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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테크

신혼부부 2년짜리 청약통장으로 내집 마련하기

by 비비아뉴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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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은 새내기 주부이다. 둘 다 혼기를 꽉 채우고 결혼을 했지만 사회생활이 늦어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었다. 양가 모두 부족하지는 않았으나 우리에게 집 한 채를 덜컥 주실 상황은 아니었다. 물론 우리도 학자금 대출 한번 없이 이렇게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우리 힘으로 해보고 싶었다.

 

 

 

 

 

 

 

신혼부부가 집을 구하는 첫 번째 출발점은 매수냐 전세(혹은 월세)냐이다.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는 고작 계약금만 있었는데 남편은 무리해서 매수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달랐다. 어차피 지금 사나 나중에 사나 대출 없이는 집을 살 수가 없다. 그리고 우리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아파트 값이 상승하는 게 훨씬 빠르다. 은행에서 왕창 대출을 받아 강제로 원리금을 갚아 나가는 것이 나는 적금과 같다고 생각을 했다. 나의 의견을 확고했고 나는 남편을 설득했다.

 

 

 

 

 

 

두 번째는 의사결정은 어떤 것을 매수할 것이냐다.

집 매수로 의견을 모으고 다음 결정해야 할 문제가 주택의 형태였다. 가장 선호되는 것이 아파트, 그리고 단독주택, 오피스텔, 빌라 등이 있었는데 두 번째 의사결정은 이견이 없었다. 대출에 혜택도 많고 팔기도 쉬운 아파트였다.

 

 

 

 

 

 

 

세 번째는 어떻게 매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다.

아파트를 얻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게 3가지가 있다. 누군가 살다가 간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 누군가 살려고 예약해 놓은 새 아파트를 매매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가장 먼저 새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중 우리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누군가 살려고 예약해 놓은 새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걸 분양권 거래라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가 매수하고자 하는 지역의 프리미엄이 당시 1억을 넘어 2억까지 상승했을 때이다. (분양가가 3억 인 아파트가 입주 전에 4억~5억까지 시세가 형성되었다) 분양권이 어렵자 조합원 입주권까지 알아봤지만 이건 처음 목돈이 너무 들었다. 

 

이 방법이 실패로 돌아가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두 가지였다. 구축 매수냐 혹은 청약이냐.

 

 

 

 

 

현재 아파트 구축과 신축의 차이는 엄청나다. 주차장부터 아파트 공동시설, 그리고 각 가정에 설치되는 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정말 다르다. 이미 신축 경험을 한 나로서는 둘의 가격차이와 시설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 확신했다. 결국 남은 방법은 청약이었다.

 

 

 

 

청약점수에는 부양가족과 무주택기간이 가점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신혼부부가 미분양이 아니고서야 일반청약으로는 당첨이 될 수가 없는 구조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신혼부부를 위한 복지로 일종의 특혜제도가 있다. 바로 신혼부부 특공과 신혼 희망타운이다

 

 

 

신혼부부 특공은 공공분양과 민간분양에서 일정한 퍼센트만큼 신혼부부끼리만 경쟁을 하도록 만들어 놓은 공급방법이다. (민간분양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브랜드 아파트를 말하는 것이고 공공분양은 LH, 즉 나라에서 건설해 공급하는 아파트를 말한다)

민간분양과 공공분양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혼인신고조차 되지 않은 우리에게는 선택이 폭이 매우 좁았다. 

 

그때 우리가 매매를 알아보는 지역에서 신혼 희망타운을 분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에만 해도 매우 생소한 제도였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고 그건 우리에게 내 집 마련 기회였다.

 

(신혼부부특공이나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가 둘 중 하나를 택해서 쓸 수 있는 제도다. 둘 중 하나를 먼저 써서 당첨이 된다면 나머지 하나는 더 이상 해당사항이 되지 않는다)

 

 

 

 

 

신혼 희망타운이란 신혼부부를 위주로 하는 공공주택으로 전체에 67% 정도가 분양세대이고 나머지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으로 빠지는 소셜믹스 단지이다. 물론 시행사는 LH이고 아직 첫 입주조차 이뤄지지 않은 이제 막 시행하는 정책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고작 2년 된 청약통장으로 당첨이 되었다. 예비 신혼부부로 당해 우선선발되었다. (당해란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에 1년 이상 살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지금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신혼 희망타운이 알려지지 않을 때라 경쟁자가 많이 없었고 생전 처음 청약을 해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부적격자가 속출했다. 이러한 제도에서 본인의 실수로 인해 부적격자가 된다면 다음 청약 때 페널티가 주어지니 반드시 여러 번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나의 첫 아파트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며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애 첫 주택 마련을 오로지 우리의 힘으로 해냈다. 우리의 자금과 우리의 지식만으로 해냈다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가장 큰 소득이다. 우리는 이제 전매기간이 끝난 후를 생각한다. 우리는 젊고 아이도 없고 남들이 전세로 시작할 때 과감히 매수를 선택했다. 모두가 원하는 30평대 입지 좋은 브랜드 아파트는 두 번째로 가면 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신혼부부가 있다면, 집을 매수하는데 받는 대출을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적어도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아파트라면 본인들이 내는 이자보다 아파트 값 오르는 게 더 클 것이다.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대출을 받고 버텨낼 수 있다고 확신이 드는 집을 매수하자.

 

또한 혼인신고는 전략적으로 하길 바란다. 혼인신고하는 순간부터 나라에서 신혼부부라고 정해놓은 기간 7년이 카운트된다. 보통 아파트 분양공고를 보면 뭐든 거주 기간이든 소득이든 공고일이 기준이다. 공고일 기준으로 혼인신고가 되어 있으면 신혼부부, 되어있지 않고 1년 내 혼인신고가 가능하면 예비 신혼부부다.

 

마지막으로 경기도에서 청약을 넣을 생각이라면 인천은 전세로도 살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경기도권 공공분양 아파트이면 당해지역을 우선으로 뽑고 그다음 경기도권, 그 마지막이 수도권이다. 경기도 안산에 공공분양을 한다면 양주 사는 사람이 인천 사는 사람보다 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아직 이 글에 담지 못한 아파트 매매, 청약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우리는 2~3개월 동안 엄청나게 공부했고 주말마다 부동산을 찾아다녔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어쩔 수 없다. 대학까지 18년을 죽어라 공부했지만 학교에선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지식들이다. 나는 이때 대학 졸업장이 정말 쓸모없다고 느꼈다.

 

학교에서 나온 순간 생존 경쟁이고 결혼을 하면 더 치열해진다. 현실에 안주하면 점점 더 가난해질 것이고 뭐라도 한다면 적어도 지금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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