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지막 날 제주시에 공항 근처 동문재래시장을 들렸다. 애초에 목적은 오메기떡이었으나 결국엔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구매하게 되었다. 다 똑같아 보이는 가게들 중에서도 그냥 지나쳐 갔다가 밥을 먹고 다시 찾아가서 구매를 하게 만든 곳을 소개한다.
동문재래시장은 규모가 매우 크다. 목적지를 찾고 가지 않으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또 비슷비슷한 상점들이 많아 정보 없이 가면 막막해 시장을 정처 없이 돌게 된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시장을 해메던 중 발견한 진미 농수산. 취급하는 품목은 옆집 앞집 할 것 없이 다 비슷비슷했다. 하지만 우리의 발목을 잡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가게 매대 위에서 곱게 주무시고 계셨던 고양이 한 마리가 너무 귀여웠다. 나를 포함한 우리 일행은 심각한 냥 덕후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무언가를 살 계획이 없던 우리는 가볍게 인사만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하지만 고양이가 생각나고 괜히 가서 한 번 더 만나고 싶어 결국에는 식사 후 다시 진미농수산을 찾았다.
30분 전과 같은 모습의 고양이다. 고양이의 이름은 냥이고 2개월부터 이 집에 정착해 올해 13살이 된 진미 농수산의 마스코트라 한다.
몸에 맞는 작은 담요를 덮은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앞에 머리 대고 자라고 수건도 올려주시고, 8년째 집사로 지내고 있는 내가 봐도 냥이가 이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살고 있구나란 생각에 흐뭇해졌다.
마냥 졸리고 귀찮은지 말을 걸어도 자기만 하는 냥이다. 마치 인형처럼 얌전히 있어 언뜻 보면 살아있는 고양이라 생각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우도 땅콩 타르트를 구매하며 냥이랑 말을 하고 있으니 주인분께서 천혜향을 맛보라고 주셨다. 요즘 철이라고 하더니 그동안 먹었던 천혜향 중에 제일 맛있어 1박스를 구매했다. 지출 예정은 없었지만 냥이의 영업에 넘어가 우리는 지갑을 열었다.
천혜량, 레드향은 많이 들어봤는데 수라향은 처음 들어봤다. 일단 천혜향이 제철이고 진짜 너무 맛있어서 구매했는데 다음에는 저 수라향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제주도에 가면 늘 선물은 농협 하나로마트나 혹은 수협에서 구매했다. 내가 과일이나 생선을 잘 볼 줄도 모르고 시장의 호객행위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문재래시장도 다섯 번째 제주 여행에서 처음 와봤다.
하지만 저리 이쁘게 앉아서 해주는 호객행위를 당하니 돈 쓰면서도 기분이 좋다. 게다가 과일 맛도 좋았고 함께 산 우도 땅콩 타르트도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다.
상품의 품질은 물론 주인 분들의 친절한 응대도 좋아 짐이 무거워져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제주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제 동문재래시장에서 과일은 진미 농수산 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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