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이름난 명소들이 많다. 누군가에게는 지겨울 수도 있는 장소지만 성산 일출봉은 경관만큼은 정말 으뜸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성산읍 성산리에 우뚝 솟아있는 이곳은 조금 독특한 곳에 위치해 있다. 마치 섬인 듯 섬이 아닌 곳으로 육지에 있지만 진입할 때 바다 사잇길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자자한 명성만큼 늘 사람이 북적북적 거리는 곳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침 첫 코스로 움직였다니 주차장이 굉장히 여유로웠다. 대략 평일 9시 정도에 도착해 입장했는데 내려오는 길에는 역시나 많은 사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성산일출봉 주차장에도 마찬가지로 전기차 충전소가 잘 갖춰져 있다. 이번 제주 여행할 때 방문했던 관광지는 저렇게 전기차 충전소가 모두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자동차 생산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이 하루하루 실감이 난다.
성산일출봉 주차장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절 동암 사이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절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제주에 손에 꼽는 유명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도 무척 잘 되어있다. 성산일출봉을 오르다 보면 관광안내소에서 성산일출봉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그리고 일본어까지 다국적으로 방송을 한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듣다 보면 영어가 얼마나 친숙한 언어이고 그래도 나의 제2 외국어는 영어구나라는 점을 깨닫고는 한다.
2000년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고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얼마 안 된 것에 좀 놀랐다.
본격적으로 등반을 위해 성산일출봉 매표소 입구란 표지판을 따라가야 한다. 규모가 꽤 큰 관광지라 잘 모를 때는 남들 가는 곳을 따라가면 된다. 우리처럼 이른 시간에 방문해 사람이 없으면 표지판을 찾자.
성산일출봉은 유료 관광지이다. 매표소에서 성인 5000원, 청소년과 군인 및 어린이 2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특별히 관람표 면제 대상이 있으니 해당하는 사람은 나라에서 주는 혜택이니 꼭 누리시길 바란다.
성산일출봉의 소요시간은 왕복 50분으로 긴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등반하는 코스가 많으므로 연세가 좀 있는 분들과 간다면 넉넉하게 시간을 잡는 것이 좋다. 또한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여행 코스를 짤 때 이점을 유의하자.
무료 코스가 따로 있으므로 등반 생각이 없다면 입장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매표소 앞쪽으로 입장하는 곳이 있는데 오른쪽은 유료코스, 왼쪽은 무료 코스이다. 성산일출봉의 평지 부분을 산책하듯 걷기 좋으니 여기까지만 와도 충분히 좋다. 특히 이곳에서는 성산포 해녀 물질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보트 투어도 할 수 있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나도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다.
4번째 방문이지만 첫 방문 때 정상 올라간 것을 제외하고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올라가 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시설물이 낡은 티가 안 난다. 대단히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곳 인 게 틀림없다.
조금 오르다 보면 이렇게 쉼터가 나온다. 음료수와 간단한 먹거리를 판다. 본격적인 등반을 하기 전 마지막 매점이니 혹시나 물을 챙기지 않았다면 여기가 마지막 기회다. 다만 매우 비쌀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아래쪽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산일출봉 중턱에만 와도 이렇게 멋진 관경을 볼 수 있다. 얼마 안온 것 같지만 주차장에 차들이 저리 조그마한 것을 보니 그래도 꽤 올라온 것 같다.
등산로가 정말 잘 되어있다. 비가 와도 질척거릴 일이 없고 행여 운동화를 신지 않아도 신발만 편하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마치 언덕이 좀 높은 공원 같은 느낌이다.
오르다 보면 슬슬 힘들어지기 시작하는데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벤치도 있다. 그래도 전체적인 코스가 엄청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 가볍게 잘 가꿔진 동네 뒷산 오른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에는 조금 가파르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끝까지 길이 잘 되어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천천히 산책하듯 올라 40분 정도 걸렸는데 빠르게 가면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높은 산 위에 넓은 평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이 광경은 한국에서 오직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저 내부에는 출입이 안 되는 거 같은데 안에는 굉장히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정상에는 앉아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단식 좌석이 있다. 마치 소규모 공연장 같은 느낌이다. 그곳에 앉아 앞에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또 인증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내려갈 때는 하산하는 길이 따로 있으니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 쭉 가면 된다. 그러면 올라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잘 갖춰진 하산로가 나온다.
하산길에 본 바위에 자란 나무이다. 중학교 때인가 국어시간에 배운 옥상의 민들레꽃이 생각난다. 학창 시절 많은 소설과 수필을 배워도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기억이 남았던 작품이 옥상의 민들레꽃이다. 당시에도 어린 나에게 무척이나 큰 울림을 주고 충격을 준 소설이다. 그 후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보겠다고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식물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 알 수 없는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는다. '너도 잘 버텨봐 나도 잘 버틸 테니' 이런 입 밖으로는 꺼내기 조금 쑥스러운 말을 건네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내려가는 길은 조금 더 수월하다. 올 때보다 훨씬 시간이 적게 걸렸다. 확실히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구분되어 있으니 훨씬 여유롭게 성산일출봉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날 갔던 사려니숲길에 비해 지대가 낮고 더 따뜻해서 그런지 훨씬 봄 느낌이 난다.
쭉 내려오다 보면 올라가는 길과 잠깐 만나는 부분도 있다. 이 부분만 지나면 우측으로 다시 빠져 바다 쪽 경관을 볼 수 있는 산책로가 나온다.
내려가다 보면 해녀 물질공연을 보러 가는 곳이란 표지판을 만난다. 우리는 이번에는 들리지 않았는데 물질 공연을 볼 수 있는 아래쪽도 꼭 공연이 아니더라도 해변가처럼 멋진 포토존이 많아 보였다. 지나치지 말고 한번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산책하듯 내려오다 보니 승마체험이 시작된 것을 봤다. 집사가 되고 나서는 저렇게 장사를 하는 말이 무조건 불쌍해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동물원의 동물들이 굶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결국에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일을 해야 먹을 수 있고 또 살아갈 수 있는 건가란 생각이 들고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어려운 문제다.
내가 긴 시간을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이 나라 저 나라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을 봐 왔다. 높은 빌딩 숲과 독특한 건물도 물론 멋있지만 그래도 자연경관이 최고인 것 같다. 인간은 흙에서 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한해 한해와 닿는다.
*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섭지코지를 들리지 못해 좀 아쉬운데 등산이 부담스럽다면 섭지코지도 무척 아름다운 장소니 이곳을 추천한다.
'놀자 (여행) > 한국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회덮밥 회국수 - 동복해녀식당 (0) | 2021.04.04 |
---|---|
제주 동문재래시장 유명한 오메기떡집 - 진아떡집 (0) | 2021.04.03 |
제주 동문재래시장 과일 선물사기 - 진미농수산 (0) | 2021.04.01 |
산책하기 좋은 평지 한라산둘레길 - 사려니숲길 (3월은 아직 춥다) (0) | 2021.03.31 |
제주도 소소한 감성 기념품 - 세화 소품관 (0) | 2021.03.30 |
댓글